[사설] 미·일 vs 중·러, 냉전적 언어로 포장돼 있지만…

입력 2015-05-10 20:33  

중국과 러시아가 신(新)밀월 관계를 과시하고 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정상회담에서 양국 간 정치·경제·군사협력 방안을 쏟아낸 데 이어 2차대전 승전 70주년 기념행사장에서도 서로를 치켜세우기 바빴다. 미국과 일본 간 신동맹에 대응해 중·러가 신냉전 구도를 구축하는 것이라는 해석이 무성하다. 특히 공동성명이 미국의 미사일방어(MD) 체계에 부정적 입장을 보인 것에 대해 그런 시각은 더욱 힘을 얻는 분위기다.

물론 중·러가 접근하는 데는 미국과 일본의 결속 강화가 촉매제 역할을 했을 것이다. 우크라이나 사태 이후 미국 등 서방의 제재에 직면한 러시아로서는 새로운 탈출구도 절실했을 것이다. 중국 역시 남·동중국해 영토분쟁이라든지 아시아에서의 주도권 강화 등과 관련해 어떻게든 미·일의 견제를 돌파해야 할 상황이다. 그런 점에서 보면 양국 간 이해관계가 절묘하게 맞아떨어진 측면이 있다. 하지만 중·러가 아무리 가까워진다고 한들 세계적 경제협력을 포기할 수는 없다. 중국이든 러시아든 자국 경제가 치명타를 입을 수밖에 없는 것이 세계경제의 진면목이다. 적절한 정치 긴장과 더불어 세계적 경제협력도 공존할 수밖에 없다.

오히려 우리는 중·러 양국이 쏟아낸 각종 경제협력 방안에 주목해야 한다고 본다. 수백조원에 이르는 천연가스 공급 계약, 21조원 규모의 모스크바~카잔 고속철도 건설, 금융분야 협력 등이 그런 사례들이다. 중국의 ‘일대일로(一帶一路)’에 러시아가 ‘유라시아경제연합(EEU)’ 간 협력방안을 내놓은 것도 주목할 대목이다. 이렇게 되면 중·러 양국이 구상하는 지역경제공동체는 더욱 확장된다. 냉전구도에서도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의 경제협력이다.

더구나 이런 경제협력은 냉전이 아니라 평화가 전제될 때 성과가 극대화되는 법이다. 그런 점에서 이번 중·러 밀월은 철저하게 국익을 우선한 각자의 ‘실리외교’ 결과였다고 보는 게 맞을 것이다. 냉전의 언어로 포장돼 있지만 경제협력은 거스를 수 없는 대세다.



[한경+ 구독신청] [기사구매] [모바일앱]  ⓒ '성공을 부르는 습관' 한국경제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